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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다 긁어가도, 내 '진짜 경험'은 절대 못 베낀다

2026.07.04 09:22
AI가 다 긁어가도, 내 '진짜 경험'은 절대 못 베낀다

변종수 박사 (비즈인사이트연구소 대표 / PAI Lab(Post AI Lab) 소장)

바야흐로 AI 전성시대다.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이 남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거침없이 정답을 쏟아낸다. 마케팅 문구부터 복잡한 사업계획서까지, AI가 보여주는 화려한 결과물 앞에 현장의 사람들은 주눅이 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본질적 질문을 하나 던져야 한다.

AI가 뽐내는 그 지식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최근 글로벌 학계와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정보 주권'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논의가 시작됐다. 과거의 정보 주권이 단순히 대기업으로부터 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수준이었다면,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연구 동향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바로 대형 AI 모델들이 거저 긁어간 데이터 뒤에 숨은 인간 개개인의 실제 경험과 노하우의 가치를 회복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부터 당당히 보호해야 한다는 '경험 주권'의 선언이다. AI가 아무리 천재적인 척해도, 결국 그것은 인간이 현장에서 눈물 흘리고 땀 흘리며 쌓아 올린 ‘살아있는 데이터’를 복제해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KT에서 사업전략과 IT컨설팅 업무를 수년간 수행했다. 흔히 거창한 IT 시스템을 처음부터 뚝딱 구축하는 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필자가 현장에서 했던 일은 달랐다. 이미 구축된 수많은 단위 통신 서비스들을 고객의 가려운 곳과 상황, 니즈에 맞춰 정확하게 선택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묶어 모듈화하며, 필요할 때마다 세밀하게 버전을 조정해 주는 정교한 '통신 네트워크 조율'의 역할이었다.

이 과정에서 확실하게 깨달은 점이 있다. 아무리 좋은 단위 서비스와 도구들이 세상에 널려 있어도, 결국 그것을 고객의 맥락에 맞게 조합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힘은 오직 사람의 '경험치'에서만 나온다는 사실이다.

현장에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맥락이 존재한다. 아무리 프롬프트를 잘 짜는 AI라도, 창업가가 첫 가게 문을 열 때의 간절함이나 고객의 사소한 눈빛 변화에서 느끼는 미묘한 숨은 욕망까지 알아채지는 못한다.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현장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결론이 전혀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AI가 인터넷의 수많은 문장을 복제할 순 있어도, 개개인이 삶의 현장에서 셀 수 없이 부딪히며 체득한 몸의 감각과 문제 해결 능력은 절대 복제하지 못한다.

결국 포스트 AI 시대의 새로운 창의성과 경쟁력은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내 실제 경험의 가치를 회복하고 지켜내는 데서 나온다. 생성형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영리하게 활용하되, 그 생각의 중심에는 철저하게 나의 실제 경험과 인간 중심의 관점이 굳건히 버티고 있어야 한다. 기술만 쫓아가는 사람은 AI의 학습용 부품이 되지만, 자신의 경험치를 무기로 삼는 사람은 AI를 부리는 진짜 주인이 된다.

기술의 대전환기인 지금, 우리는 차가운 알고리즘의 바다 속에서 정답만 찾는 노예가 될 것이 아니라, 사람과 현장을 지켜온 내 경험의 주권을 당당히 외쳐야 한다. 포스트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더 뛰어난 기술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복제 불가능한 자신의 경험치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인간적 가치를 증명해 내는 사람이다. 결국 미래를 움직이는 진짜 실력은 인공지능의 가짜 지식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이 녹아있는 진짜 경험에 있다.

변종수 박사

현) 비즈인사이트연구소 대표 & PAI Lab(Post AI Lab) 소장 경영컨설팅학 박사 & 국가공인 경영지도사 전) KT 사업전략ㆍIT컨설팅 20년 경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 한남대학교 겸임교수 역임